우리는 종종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추상적인 생각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에 매몰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실에 발을 딛고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바로 이러한 태도를 강조하는 고사성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실사구시(實事求是)"입니다.
실사구시란 무엇인가요?
실사구시(實事求是)는 "실제 있는 사실(實事)에 근거하여 진리를 구한다(求是)"는 뜻입니다.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그 안에서 진실과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사고방식을 뜻하죠.
- 實(실): 실제, 진짜 있는 것
- 事(사): 일, 사건, 사물
- 求(구): 구하다, 찾다
- 是(시): 옳음, 진리, 바름
이는 학문적 연구뿐 아니라, 정치, 사회,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실천적 철학입니다.
실사구시의 유래와 역사적 배경
‘실사구시’는 한나라 시대 하간헌왕 유덕의 학문 태도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옛것을 탐구하되, 단지 이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에 토대를 두고 진리를 추구하였다(修學好古 實事求是)”고 《한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중국 청나라 시대에는 고증학파가 공허한 성리학적 이론을 비판하고, 실제 문헌과 사료를 토대로 역사와 사회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양계초, 엄복 등의 개혁사상가들도 실사구시 정신을 바탕으로 서구 문물을 받아들이고, 중국의 근대화를 추진하려 했죠.
현대에 와서는 등소평(鄧小平)이 개혁개방 정책의 핵심 슬로건으로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채택해 국제적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 정신을 바탕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했으며, 이는 오늘날 중국의 경제 성장 기틀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조선 후기 실학자들, 예를 들어 정약용, 유형원, 박제가 등은 백성들의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현실 중심의 학문을 지향하며 실사구시 정신을 실천했습니다. 특히 정약용은 농정, 행정,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실사구시적 지식인의 대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왜 지금, 실사구시가 필요할까요?
오늘날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실사구시는 더욱 절실한 가치를 가집니다. 수많은 주장과 가짜뉴스, 관념적 이념 사이에서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사고와 판단력은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1. 현실 문제 해결 능력
추상적인 논의나 탁상공론으로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실사구시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이끌어냅니다.
2. 합리적인 의사 결정
감정이나 편견보다 논리적이고 근거 있는 판단이 중요해진 지금, 실사구시적 태도는 후회 없는 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3.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
기존 관행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에서 배우며 개선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기업과 사회의 혁신에도 꼭 필요한 요소죠.
일상 속에서 실사구시 실천하는 방법
실사구시는 철학자나 정치가만의 지침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삶의 태도입니다.
- 뉴스를 읽을 때 출처와 맥락을 확인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기
- 유행이나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기보다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기
-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면,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까지 검토하기
-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행착오에서 배우고 개선하기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百聞不如一見)”라는 속담처럼, 직접 확인하고 경험하는 것이 진짜 지혜가 됩니다.
결론: 실사구시는 과거의 사상이 아닌 현재형 지혜입니다
실사구시는 단지 옛 성현들의 교훈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실용적 사고방식입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서 진리를 찾고 해결책을 도출해 나가는 자세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갖춰야 할 태도 아닐까요?
이론보다 현실, 감정보다 사실, 말보다 실천. 지금 나의 삶 속에서도 실사구시의 지혜를 실천해보세요. 분명 더 단단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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